여러분은 녹차, 홍차, 보리차가 저마다의 최고의 맛과 향을 우려내기 위해 다 다른 시간과 물의 온도를 필요로 하신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? 늘 마시던 보리차가 그랬듯 티백이라면 잠시 담궜다 먹으면 된다고 생각했었어요. 그런데, 최근 여러 종류의 티를 마셔보며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. 어떤 티는 제 맛이 나기까지 조금 더 오랜 시간 필요로 하고, 또 다른 티는 조금 오래 우렸다고 먹기 힘든 쓴 맛을 내어 먹기 힘들기도 했어요. 제각기 제 맛을 드러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달랐던거였죠!

10회차라는 한 단락을 마치고 새로운 화로 돌아온 이번 진지레터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 도약의 한 단계로 차에 대한 내용을 담아봤어요. 이번 레터가 여러분께 차를 즐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해요🍵

• 티백이 없다면 편의점에서 파는 액상차를 사용해봐요!

어쩌다보니 집에 차 종류가 꽤나 다양해졌어요. 생수가 맛이 없어서 하나! 차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누군가의 말에 흥미가 생겨서 하나! 요리책/영상에서 티백으로 만든 음료수 맛이 궁금해서 하나! 차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, 그렇게 야금야금 사들인 티백들을 모아보니 6종류나 모여있었어요. 사진에 못 담은 보리차 티백 포함!

두 번째는, ‘본디 그 맛과 향을 충분히 드러내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’는 차의 특성이 마음이 앞서서 항상 초조해하는 저에게 위로를 주기 때문이기도 했어요.

대학교에 와서 알게 된 것인데, 저는 성격이 참 급한 사람이에요. 엊그제는 통계 워크숍을 신청해서 듣고 왔어요. 배움이 내 것이 되기 위해서는 이해하고, 받아들이는 단계가 충분히 필요하죠. 근데 저는 배운게 바로 이해가 안된다고 스스로를 답답해하고 있더라고요. 강사님의 저 반짝거리는 능력도 차곡차곡 익히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시간이 있었을텐데, 그 시간들은 건너뛰고 몇시간 남짓의 배움으로 처음 접하는 툴을 전문가만큼 다룰 수 있는 드러마틱한 성장을 기대하면서요. 

그렇게 한참을 성질을 부리며 집에 와서 가만히 차를 마시고 있으니 생각이 정리가 되었어요. '차 하나도 제 맛을 내기 위해서 우러나는 시간이 필요한데, 이제 막 배운 것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형태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. 충분히 이해하고 조금씩 적용해나갈 수 있는 시간을 둬 보자.'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지더라고요. 이렇게 돌아보니 제가 가장 못하는 부분들이 차를 마시는 과정에 채워져서 평온함을 많이 느꼈던 것 같네요. 생활 속 가장 밀접한 부분들에서 의도치 않게 위로를 많이 받고 있었어요. 

마음처럼 잘 안되는 일이 있거나 일상 중 멈춤의 시간 필요하셨다면 차 한 잔 어떠세요? 각각의 차가 가장 최적의 맛과 향을 찾아가는 시간과, 물의 온도에 따른 변화를 감지하다보면 앞으로의 시간을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얻으실 수 있을 거에요!

• 차를 우리는 도구를 준비한다. 
• 모든 도구를 한 자리에 미리 준비해두면 앉은 자리에서 끊김없이 전 단계를 즐길 수 있다.
• 다기가 따로 없다면 찻잔, 티백, 끓인 물, 우러난 티백을 둘 그릇, 4가지면 충분하다.
• 찻잎과 물의 색(수색)을 잘 관찰하고 싶다면 찻잔으로 유리컵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.

• 차를 우릴 찻잔에 뜨거운 물을 부어 다기를 데운다.
• 충분히 따뜻해지면 물을 비워낸다. (물을 비워내는 용도의 그릇(퇴수기)을 따로 쓸 수 있지만, 본인은 필요한 도구를 최소화하기 위해 뜨거운 물을 받아온 그릇에 다시 부었다.)
• ♨️ 다기를 데우는 이유: 차를 옮길 때 온도 변화를 줄여줘서 맛을 더 온전히 즐길 수 있다.
• 한 잔 용 티백을 사용 시에는, 온기와 습기를 주어 건엽의 향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해준다.

• 데워진 다기에 준비한 찻잎(티백)을 넣는다. 
• 말라있는 티백의 잎이 다기 안의 온기와 습기를 머금는 시간을 잠시 기다렸다, 은은하게 올라오는 찻잎의 향을 즐긴다.

• 준비한 물이 찻잎에 가장 적절한 온도가 되도록 충분히 식힌다. 
• 물이 충분히 식으면, 식힌 물을 찻잎이 들어있는 찻잔의 벽을 따라 천천히 부어준다. 
• ✨Tip: 온도에 따라 추출되는 성분이 다르기에 추천 온도에 맞춰 내리는 것이 좋다.

• 차를 충분히 우린 후엔 티백을 건지고 차를 즐긴다.
• 차를 마실 떄는 후각의 향, 입으로 전해지는 맛, 눈으로 보는 색깔, 느껴보는 감각 그리고 함께하는 마음까지 5가지의 측면에서 즐길 수 있다고 한다. 
• 각 측면을 더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.
  • 색깔: 찻잎에서 우러나와 빚어진 찻물의 맑고 짙음의 정도, 영롱한 색깔을 눈에 담아본다.
  • 향: 숨을 들이쉴 때의 향, 내ㅍ뱉을 때 코끝에 남은 향의 차이에 집중해 볼 수 있다.
  • 맛: 차 한 잔을 세 모금에 나누어 마신다. 첫 번째 모금에서는 작게 한 모금 입에 머금고 입 안 전체에 느껴지는 맛을 관찰한다. 두 번째 모금에서는 입 안이 가득 찰 정도로 찻물을 머금은 다음, 서서히 삼켜본다. 차의 다섯 가지 맛(쓰고, 달고, 시고, 짜고, 떫음) 중 어떤 맛이 느껴지는 지 집중하여 차의 맛을 길게 가져간다. 그리고 남은 한 모금을 마시며 잔을 비운다. 

• 차를 우리기 적절한 온도와 시간은 차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.
• 대개 차의 포장지에 설명이 적혀있으니, 참고할 것을 추천한다.
• 물의 온도는 컵 너머로 느껴지는 열의 정도로 추측해볼 수 있다.
• 끓는 물은 100도, 컵 위에 손을 올렸을때 너무 뜨겁다면 90도 이상, 손을 올려도 괜찮다면 대략 90도 미만이다. 
• 홍차는 뜨겁다는 느낌, 녹차는 따뜻하다는 느낌이 적당하다.